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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지음 이야기

[知音서신] 제145호 '중년의 가슴에 7월이 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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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조회 작성일 16-07-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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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kcgu 가족 여러분,

 

오늘이 7월 8일. . . 어제가 소서(小署: 더위의 시작)여서 앞으로는 무더운 날씨가 예상됩니다.

1학기를 끝내고, 다시 2학기를 준비하느라고 나름대로 모두 바쁘게 지내시리라 믿습니다. 잘 알고 계시겠지만 이번 2학기에는 석사 11명, 박사 1명이 우리학교의 새 식구가 되었습니다.

이제는 우리학교의 위상이 널리 알려져서 입학 경쟁률이 높아졌습니다. 상담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상담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우리 학교에 관심을 가지고 많이들 지원해 주었습니다.

새로운 식구들과 더불어 우리학교의 상담교육이 더욱 빛을 발하기를 기원하고 있습니다.

 

나는 8월에 인문상담학연구소 제2차 문학상담 강좌(매주 수요일x3시간=15시간)를 준비하면서 새로운 열기를 느낍니다.

상담의 기본 목표가 더 나은 삶을 향한 창의적이고 개별적인 지혜의 습득에 있으므로 그 과정이 인간적인 성숙을 향한 인문적 자기성찰에 기인함을 더욱 깊이 절감하고 있습니다. 상담의 핵심 목표는 인간의 삶입니다. 인간의 삶은 인간과의 관계 속에서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하는 과정입니다.

그러므로 상담에서는 인간을 다각적으로 깊이 이해하고 인간관계의 정교한 내용에 대해 정확하고 포괄적인 지식을 갖는 것이 그 핵심입니다.

우리학교에서 추구하고 있는 인문상담은 철학과 문학을 활용하여 상담의 과정을 깊이있게 하면서 상담의 목표에 더 효율적으로 다가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인문학은 많이 읽고, 생각하고, 질문하고, 소통하면서 자신을 성숙시키는 학문입니다. 인문상담은 상담의 과정에 인문학의 요소를 융합하여 자기성찰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상담입니다.

 

지난 6월 27일에 미래학자 앨빈 토풀러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1980년에 출판된 그의 책 '제3의 물결'은 그를 세계적인 미래학자의 반열에 올려 놓았습니다.

한때 노동운동에 헌신했던 그는 '제1의 물결'인 농업혁명을 지나 '제2의 물결'인 산업혁명을 거쳐 '제3의 물결'인 정보화 혁명이 도래할 것이라고 예견했습니다.

시대의 큰 변화를 '물결'로 묘사한 그의 인문학적 식견이 탁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가 제시했던 개인용 컴퓨터의 보급, 재택근무, 유전자 복제, 프로슈머(prosumer) 등의 새로운 개념이 이미 우리의 현실이 되었고, 그의 예견대로 우리는 지금 넘쳐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허우적 거리고, 고도화된 기계문명의 편리함 속에서 약화되어가는 개인적인 기억력과 사고력을 안타까워하게 되었습니다. 과연 정보화혁명은 어디까지 갈 것인가? 나는 때때로 무서운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지난 일요일에 나는 그 공포를 실감했습니다. 그 날 오후에 나는 결혼식에 갔다가 화장실에 내 핸드폰을 놓고 집에 왔습니다. 핸드폰이 없는 잠깐 동안 내가 경험한 '공포와 불안의 느낌'은 엄청났습니다. 마침 일요일이라 아주머니도 외출했고, 기사는 퇴근했는데 내가 기억하는 전화 번호는 단 한 개도 없었습니다. 아무 데에도 연락할 수 없었으므로 나는 완전히 고립된 느낌이었습니다. 다행히 내 동생의 집 전화번호가 생각이 나서 연락이 됐고 핸드폰도 무사히 찾았습니다. 나는 내 기억 속에 단 한개의 전화번호도 기록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앗습니다. 핸드폰이 없던 시절, 나는 전화번호책이 필요 없었습니다. 내가 알아야할 번호는 모두 내 머릿 속에 저장되어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지금 모든 것이 핸드폰 안에 저장되어 있으므로 내 기억력은 휴면상태. 나의 뇌가 얇아져가고 있는 것입니다. 고도로 발달된 기계문명이 인간을 화나게 만들것이라는 토플러의 예언은 적중했습니다.

새삼스럽게 나는 나의 얇아가는 뇌에 계속 영양분을 주기 위해서 뇌를 계속 움직이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굳은 결심을 했습니다. 많이 읽고, 생각하고, 글을 쓰고, 다른 사람과 소통하면서 뇌를 건강하게 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고 스스로 다짐하고 있습니다.-

 

미래를 꿈꾸면 세상을 떠난 알빈 토플러는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상상하는 것이다. 미래에 대해 상상하기 위해서는 독서가 가장 중요하다. 미래를 지배하는 힘은 읽고 생각하고 커뮤니케이션하는 능력에 좌우된다."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우리 생활에 큰 변화와 혁명을 일으킨 그의 명복을 빌면서 그가 남긴 말을 되새겨 보면서 우리가 인문상담의 과정에서 목표로 하고 있는 핵심을 음미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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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을 맞아 7월에 알맞는 시를 한 편 골랐습니다.

 

중년의 가슴에 7월이 오면

 

                               이채 / 시인

 

탓하지 마라

바람이 있기에 꽃이 피고

꽃이 져야 열매가 있거늘

떨어진 꽃잎 주워들고 울지 마라

 

저 숲, 저 푸른 숲에 고요히 앉은

한 마리 새야, 부디 울지 마라

인생이란 희극도 비극도 아닌 것을...

산다는 건 그 어떤 이유도 없음이야

 

세상이 내게 들려준 이야기는

부와 명예일지 몰라도

세월이 내게 물려준 유산은

정직과 감사였다네

 

불지 않으면 바람이 아니고

늙지 않으면 사람이 아니고

가지 않으면 세월이 아니지

 

세상엔 그 어떤 것도 무한하지 않아

아득한 구름 속으로

아득히 흘러간 내 젊은 한때도

그저 통속하는 세월의 한 장면일 뿐이지

 

그대,

초월이라는 말을 아시는가!

 

오늘은 이만.

 

총장 이혜성

한국상담대학원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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