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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지음 이야기

나는 왜 끊임없이 남과 비교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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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조회 작성일 16-06-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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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제일 듣기 싫어하는 말이 남들과 비교하는 말일 게다.

만약 엄마가 “성적이 왜 이 모양이니? 공부를 하긴 한 거니?”하고 야단치면 속은 상하지만 미안한 마음도 조금 든다. 그러나 “네 동생은 공부 잘하는데 넌 어째 동생만도 못하냐?”라고 말하면 미안한 마음이 눈곱만큼도 들지 않는다. 그저 자존심이 상하고,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르고, 반항하고 싶은 마음만 생겨날 뿐이다. 해마다 어린이날 행사로 어린이들이 어른들에게 바라는 점을 물어보면, 어김없이 1위로 나오는 것이 있다.

“제발 비교하지 마세요!”

이렇게 비교당하는 것이 죽기보다 싫으면서도 우리는 스스로를 끊임없이 남과 비교하는 버릇이 있다. 옷차림을 비교하고, 차종을 비교하고, 학력을 비교하며, 집의 크기를 비교하고, 남자 친구나 여자 친구의 외모와 수입을 비교한다. 하다못해 손에 든 ‘떡’의 크기마저 비교하기도 한다. 이렇게 끝없이 남들과 비교하는 심리는 조금이라도 다른 사람보다 더 우위에 서고 싶은 마음에 근거한다. 그럼으로써 남들보다 더 사랑받고 인정받을 수 있으며, 더 많은 파워를 가지고 있음을 확인하고 싶은 것이다.

사실 이런 비교 심리는 거의 본능적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태어나서 한참을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하는 무력한 갓난아기로 있어야 한다. 이에 비해 언니 오빠는 나보다 크고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다.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을 시기하고 질투한다.

사실 따지고 보면 형제자매는 우리가 태어나 최초로 맞는 일생일대의 적이다. 만약 내가 첫째로 태어났다고 해도 비교 대상이 없는 것은 결코 아니다. 어느 날 갑자기 동생이 나탄나더니 엄마의 품과 젖을 빼앗고 온 가족의 사랑과 관심을 앗아 간다. 그러면 동생이 얄미울 수밖에 없다. 오죽하면 카인이 동생인 아벨을 시기 질투하여 살인을 저질렀겠는가. 이렇게 시작된 비교는 일생을 통해 지속된다.

비교심리가 본능적이라는 견해는 심리 실험에 의해서도 밝혀진 바 있다. 네덜란드의 심리학자 디데릭 스테이플은 대학생들을 모아 놓고 두 그룹으로 나누어 서로 다른 인물 사진을 보여 주었다. 0.11초라는 짧은 시간 동안 사람들은 시킨 것도 아닌데 사진 속의 인물과 자신을 비교했고, 그 결과는 흥미로웠다. 아인슈타인의 사진을 무의식중에 본 학생들은 광대의 사진을 본 학생들보다 자신을 덜 똑똑하다고 느꼈고, 매력적인 외모의 스타를 본 학생들은 일반인을 본 학생들보다 자신을 덜 매력적인 것으로 평가했다. 이 실험은 우리의 뇌가 무의식중에도 끊임없이 비교 활동을 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 준다.

본능적인 비교는 서른 살이 되어서도 계속된다. 서른 살은 그동안의 준비와 노력의 결과가 가시화되어 나타나는 시기이자, 또 다른 미래를 향해 출발하는 시기이다. 그렇기 때문에 경쟁이 무척이나 치열하다. 누가 더 능력 있으며, 누가 더 먼저 위로 올라가는지, 누가 더 결혼을 잘하며, 누가 더 다른 사람들로부터 인정받는지 등등..... 그렇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도 비교하고 비교당하는 일이 많아진다.

그런데 비교가 지나쳐 아주 사소한 것까지도 타인과 비교하고, 아무것도 아닌 것에 일희일비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내적으로 자존감이 낮고 열등감이 많다. 그래서 과연 자신이 괜찮은 사람인지를 끊임없이 남과 비교함으로써 확인하려 한다. 또한 이들은 해결되지 않은 형제간 갈등으로 매사에 다른 사람을 경쟁자로 보고 이기고 싶어 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럴 때는 비교하는 버릇이 얼마나 부질없는가를 상기해 볼 필요가 있다. 물론 단기적으로 볼 때는 비교가 경쟁심을 촉발시켜 쓰로 더욱 분발하게 되므로 긍정적인 측면이 분명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본다면 비교는 도전 정신과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고 배울 수 있는 기쁨을 앗아 가 버린다. 왜냐하면 비교의 늪에 빠지다보면 어떻게든 남들 눈에 잘 보이는 게 급선무가 되어 내가 자신 있는 것, 내가 잘하는 것에만 매달리게 되기 때문이다. 금방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것, 새로운 것, 더 노력해야 하는 것 등은 시도조차 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지나친 비교는 무척이나 고단하고 비생산적인 인생을 초래한다.

모든 사람은 각자 나름대로 자기만의 특성과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 그것은 고유한 것으로 비교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그리고 인생의 목적은 남들보다 더 우위에 서기 위함이 아니다. 그저 인생을 더 느끼고, 더 즐기고, 행복해지면 된다. 그러니 안 그래도 남과 비교할 수밖에 없는 인간으로 태어난 마당에 비교의 버릇을 또 한번 덧대려 하지 마라.

 

< 출처:서른 살이 심리학에게 묻다. 김혜남 지음/ 갤리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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