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큰 맘 먹고 찾은 가수의 콘서트에 갔는데 뒷사람 잡담이 너무 심합니다. 참다가 조용히 좀 해 달라고 얘기를 했더니 그 사람이 그러네요 “뭐래 뭐래 나보고 조용히 해 달라네.” 그 말에 더 열을 받습니다. 만약에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상대방에게 화를 내고 맘이 상해버린 그 자리를 떠나 버릴 수도 있고, 혹은 ‘매너 없이, 모야’라고 소리치고 싶었지만 마음속으로만 그들을 미워하면서 억지로 공연에 집중하실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사람마다 화를 다루는 방법을 모두 다를 수가 있는 데, 이때 각자가 화를 다루는 방법을 분노조절 전략이라고 합니다. 가장 흔한 분노조절 전략이라고 하면 앞의 예에서 후자처럼 화를 참고 누르는 것으로 어쩌면 우리가 가장 익숙하고 많이 사용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화를 계속 눌러 쌓게 되면 몸과 마음이 망가지고 나중에 더 큰 화가 튀어 나옵니다. 그래서 표현하라는 이야기도 많은데 이것도 정답이 아니죠. 남과 더불어 사는 세상인데 자기 속의 화를 마구 끄집어내고서는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불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화를 누르고 참는 것, 그리고 화를 그대로 방출하는 것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그러면 화를 억누르거나 혹은 공격적으로 방출하지 않으면서 나의 몸과 마음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걸까요?

전문가들이 얘기하는 방법 중 대표적인 분노조절 전략 중 하나를 소개하자면 먼저 이완요법입니다. 분노가 치밀어 오를 때면 몸의 생물학적 공격 반응(혈압 상승과 파열, 이로 인한 혈관 폐색 등)을 이완하기 위해 깊은 심호흡을 한다거나 조용히 걸으면서 즉각적인 분노 반응이 터져 나오는 걸 지연시키는 방법입니다. 인지의 재구성이라는 것도 있습니다. 사람에게는 모두 각각의 아킬레스 건이 있습니다. 그래서 상대방은 내게 나쁜 뜻으로 한 이야기가 아닌데 내가 그것을 예민하게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그런 점을 감안해서 분노 감정을 일으킨 사고의 흐름과 인지 과정을 재구성해 보는 것이죠. 같은 단어도 사람들은 다 다르게 해석하기에 분노 반응을 객관화하여 생각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또, 문제해결 전략도 있습니다. 분노는 감정 반응이고 실제 분노를 일으킨 근원적인 문제가 무엇인지 분석하는 것이죠. 그리고 그 원인이 되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에너지를 쏟는 겁니다. 원인이 없어지면 화를 낼 일이 없을 테니깐요. 적극성 기르기 훈련도 있습니다. 즉각적인 분노를 표현하지 하지 않고 상대방이 기분 나쁘지 않게 합리적으로 자기 의견을 전달하는 소통 기술을 훈련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분노조절 전략들과 더불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분노의 예방입니다. 분노감은 내 뇌가 지치고 피로하면 더 강하게 나오게 됩니다. 이성과 사랑에 빠졌을 때 세상이 잠시나마 아름답게 보이는 경험, 한 번쯤은 해 보셨을 텐데요. 사랑의 에너지가 뇌에 따뜻한 기운을 주어 세상에 대한 시각 자체를 긍정적으로 바꾸는 것이죠. 분노 예방은 뇌를 즐겁게 해주는 것입니다. 잘 놀면 즐거운 뇌가 화가 줄여줍니다.

※ 출처: 중앙일보의 [윤대현 교수의 스트레스 클리닉]“예의 없는 녀석들 … 나 이러다 쌈닭 될까 두려워”

   (http://gangnam.joins.com/news/article/article.aspx?total_id=172154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