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munity 커뮤니티

마음지음 이야기

[知音서신] 제 139호 'I Worried'

페이지 정보

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조회 작성일 16-04-19 00:00

본문

사랑하는 kcgu 가족 여러분,

 

눈부신 4월 19일 아름다운 아침, 우리 집 마당에서 피어나려고 힘쓰고 있는 철쭉과 모란과 작약과 보랏빛 라일락 꽃들이 뿜어내는 신선하고 짙은 향기를 경이로움으로 바라보면서 kcgu 가족들에게 편지를 쓰고 있습니다.

 

나는 오늘 새벽에 일어나 56년전, 1960년 4월 19일의 엄청났던 일들을 생각하면서. . . 그 어려웠던 혼란의 시기가 정돈되고 또 다시 이어졌던 그보다 더 혼란스러웠던 사건과 사고들. . .

나의 20대에 일어났던 일들이라 그 흔적들은 너무나도 깊이 새겨져 있습니다.

그것들을 이겨내면서 오늘에 이르른 나, 우리 가족, 우리 사회, 우리 나라, 세계. . . 등등을 되새겨 보고 있습니다. 

 

또 며칠전에 치루어진 우리나라 총선. . . 엊그제 일본과 에쿠아도르에서 일어난 대지진의 참상, 그 혼란을 이겨내는 두 나라의 비교되는 질서와 교육과 국민들의 기본력(基本力)등등을 생각하면서 나름대로 많은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나의 이런 걱정은 또 다른 걱정으로 끊임없이 이어지겠지요.

그러는 가운데서 나는 내가 진정으로 걱정해야 할 것은 "자연이 나에게 공짜로 베풀어주는 세상은 이토록 아름다운데 내가 세상에 주어야 할 선물은 무엇일까? 나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 걸까?" 라는 실존적인 고뇌라는 걸 새삼스럽게 깨닫고 있습니다. 그 고뇌를 함께 공유하는 것이 인문상담학의 핵심이라고 확신합니다.

 

요즈음 나는 인문상담학 연구소의 "문학상담"을 강의하고, 진은영교수의 "문학상담과 글쓰기"과목을 수강하면서 <문학상담>의 근본 목표는 <자기성찰>과 <자기표현>을 도와주는 데에 있음을 새롭게 인식하고 있습니다. <자기성찰>은 자기이해와 자기성장과 직결되고 <자기표현>은 독자적인 감수성과 창의적인 표현력과 직결된다고 믿습니다.

시나, 소설, 등 문자로 표현된 모든 형태의 글과 자기자신의 이야기들 통해서 <자기성찰> <자기표현> 등의 상담적인 과정으로 이끌 수 있도록 상담화(counselize)하는 것을 <문학상담>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이런 생각들을 정리하는 중에 나는 우리나라 류시화 시인이 번역한 메리 올리버(미국 여류시인)의 "I Worried"라는 시를 읽게 되어서 여러분에게 소개하고 싶습니다.

 

        I Worried

                                            Mary Oliver (1935~ )

 

I worried a lot. Will the garden grow, will the rivers

flow in the right direction, will the earth turn as it was taughr, and if not how shall

I correct?

 

Was I right, was I wrong, will I be forgiven, 

can I do better?

 

Will I ever be able to sing, even the sparrows 

can do it and I am, well, 

hopeless.

 

Is my eyesight fading or am I just imagining it,

am I going to get rheumatism, 

lockjaw, dementia?

 

Finally I saw that worrying had come to

nothing.

And gave it up. And took my old body 

and went out into the morning, 

and sang.

 

     -<나는 걱정했다>- 

                                 매리 올리버 지음 (류시화 옮김)

 

나는 많이 걱정했다.

정원의 꽃들이 잘 자랄까?

강이 똑바른 방향으로 흐를까?...

지구가 우리가 배운 대로 돌까?

만약 그렇지 않다면

내가 어떻게 바로잡을 수 있지?

 

내가 옳았을까?

내가 틀렸을까?

나는 용서받게 될까?

더 잘할 수 있을까?

 

나는 과연 노래할 수 있을까?

참새들조차 노래할 수 있는데, 나는

절망적이지 않나?

 

내 시력이 약해지는 중일까, 아니면

단지 상상일 뿐일까?

신경통이나 파상풍, 치매에 걸리는 게 아닐까?

 

마침내 나는 내가 걱정했던 것이

하나도 일어나지 않음을 알았다

그래서 나는 걱정을 그만두고, 늙은 몸을 이끌고

아침 속으로 걸어 나갔다

그리고 노래했다.

 

** 이 시에 대한 류시화시인의 설명 중 일부

-삶은 바꾸어야 할 많은 것들과 바꿀 수 없는 많은 것들로 이루어져 있다. 당신이 누구이든 어떤 위치에 있든 당신이 통제할 수 있는 것보다 통제할 수 없는 것이 더 많다. 그러나 걱정과 고민을 내려놓고 밖으로 나가 산책을 하는 것은 할 수 있다. 걱정은 두려움의 다른 형태이다. 농부 시인 웬델 베리는 어느 글에선가 "논쟁하는 대신 새벽에 일어나 이슬에 젖은 산딸기를 따는 것이 낫다."라고 썼다. 이 시도 삶에서 근심과 기쁨 중 어느 쪽으로 나아갈 것인지 이야기한다. 무의미한 고민보다 산책길에서의 발견이 더 소중함을.

 

잔잔하고 소소한 일상의 '완벽한' 날들을 묘사한 산문집 <완벽한 날들>에서 메리 올리버는 쓴다. "몇 해 전, 이름 아침에 산책을 마치고 숲에서 벗어나 환하게 쏟아지는 포근한 햇살 속으로 들어선 평범한 순간, 나는 돌연 발작적인 행복감에 사로잡혔다. 그것은 행복의 바다에 익사하는 것이라기보다는 그 위를 둥둥 떠다니는 것에 가까웠다. 나는 행복을 잡으려고 애쓰지 않았는데 행복이 거저 주어졌다. 시간이 사라진 듯했다."

 

그리고 말한다. "세상이 이토록 아름다운 건 어떤 의미일까? 그리고 나는 그것에 대해 어떻게 해야 할까? 내가 세상에 주어야 할 선물은 무엇일까? 나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 걸까?"

 

뉴욕 타임스가 설명한 대로 '단연코 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시인' 중 한 명인 메리 올리버(1935- )는 오하이오 주에서 태어나 14세 때부터 시를 쓰기 시작했으며 28세에 첫 시집을 냈다. 월트 휘트먼과 헨리 데이비드 소로에게 영향을 받아 예술가들의 고장으로 불리는 매사추세츠 주 북동부의 항구 도시 프로빈스타운에서 40년 넘게 생활하며 시를 써 왔다. 무엇인가를 주장하려 애쓰지 않고 자신이 관찰한 일상의 풍경에서 시를 꺼내는 능력이 탁월한 그녀의 주제는 자연이 주는 영감, 생의 경이로움이다. "숲, 연못, 햇빛으로 가득한 항구, 그것들은 세계 지도에서 작은 파란 점에 불과하지만 나에게는 모든 것의 상징이다."라고 그녀는 썼다. 작가는 글을 통해 말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언론과의 인터뷰를 거의 하지 않았다.-

 

                                                   *****************

"세상이 이토록 아름다운 건 어떤 의미일까? 그리고 나는 그것에 대해 어떻게 해야할까? 내가 세상에 주어야 할 선물은 무엇일까? 나는 어떤 삶을 살아야할까?" 라는 메리 올리버 시인의 걱정은 곧 나의 걱정입니다. 이것은 온갖 잡다한 걱정을 안고 우리를 찾아오는 모든 내담자들의 걱정이기도 합니다.

이 근본적인 걱정의 한 끝을 <문학상담>을 통해서 풀어가고자 하는 것이 나의 꿈(걱정) 입니다.

                                                    *******************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