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이야기] 자녀 양육 – 사춘기 아이와의 대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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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조회 작성일 15-08-03 00:00본문
사춘기 자녀와의 대화는 더 어렵다.
부모들은 이때 어떠한 말도 통하지 않는다고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한다.
칭찬이나 위로조차 의사소통의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다. 사실 이 상황에서의 칭찬이나 위로는
부모의 입장이고 또 어른의 입장이다.
아이가 원하는 것은 부모가 내 입장이 되어 주는 것뿐이다.
사춘기 아이들은 외모에 관심이 많다. 잘생기고 예쁜 친구들을 부러워하기도 한다. 이때 부모 눈에는 충분히 잘생기고
예쁘지만 아이는 만족하지 못한다.
“눈이 작아서 싫어.” “코가 오뚝하지 않잖아.” “얼굴이 갸름했으면 좋겠어.” 등등 아이의 불만은끝이 없다.
이럴 때 부모는 난감하기만 하다.
“네 얼굴에 자신을 가져라. 충분히 예뻐.” “엄마가 보기에는 세상에서 우리 딸이 제일 예쁜걸.”"개성시대잖니? 개성 있는 얼굴이 좋아.” 등등 할 수 있는 모든 말을 동원해 칭찬하고 위로해도 자녀의 불만은 사라지지 않는다.
“엄마는 엄마 딸이니까 그렇죠.” “괜히 위로하지 마세요. 내 얼굴은 내가 잘 알아요.” “내 맘에 드는 게 더 중요해요.”라고 반박한다.
그럴 때 엄마는 “성형 수술해 줄게. 그러면 되잖아.”라고 성급하게 제의도 해 보지만 자녀들의 반응은 시큰둥하기만 하다. “지금
당장 할 수 없잖아요. 성형한다고 원하는 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이때 엄마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있다.
“아유, 사춘기 때는 어떤 말을 해도 통하지 않아요.”
사춘기 자녀들의 외모타령(?)은 일종의 성장통이다. 어른이 되기 위해서 겪는 과정의 일부인 셈이다. 따라서 당장 해결하려
들기보다는 자녀가 건강하게 성장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건강한 어른이 되면 자신의 외모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춘기 자녀가 불만을 표할 때는 “눈이 더 컸으면 좋겠다고?” “코가 더 오뚝해지고 싶구나.” “얼굴 윤곽이 갸름했으면
싶어?” 하고 자녀의 감정을 받아들이고 공감해야 한다. 실제로 공감은 칭찬이나 위로보다 훨씬 더 잘 통하는 방법이다. 때로는
어떻게 해줘야 한다는 의무감에서 해방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같은 공감은 해결사 역할에서 벗어나 아이의 생각을
그대로 인정하고 이해하는 인간적인 행동이다.
실제 상황에서 적절하게 대처한 예를 보자.
고등학교 1학년인 아들이 하루는 느닷없이 자기 입이 작다고 불만스럽게 말했다. 순간 그 엄마는 황당하고 어이없다고
생각하면서 “네가 입이 왜 작니? 얼마나 잘생긴 입인데.”라고 말해 버렸다. 실제로 그 엄마는 십수 년간 아들을 키우면서 한 번도
아들의 입이 작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아니 오히려 아들의 입이 예쁘고 매력적으로 생겼다고 생각해 오던 차였다. 그래서
아들의 불평을 이해할 수도 수용할 수도 없었다.
그런데 엄마의 말이 떨어지자 아들의 표정이 굳어지면서 퉁명스럽게 “엄마는 왜 내 말을 무시해요?”라고 말했다.
엄마는 “어?” 하고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무언가에 뒤통수를 맞은 듯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내가 말을 잘못했구나. 우리 애는
이해받고, 인정받고 싶은데 나는 분석하고 판단하고 있었구나.’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다음 말을 할 수 있었다.
“아, 엄마 말이 기분 나빴구나. 네 입이 작다고 생각하니?”
그러자 아들은 표정이 밝아지면서 “엄마, 내 입은 내가 작다면 작은 거잖아요.”라고 답했다.
“그러고 보니 정말 그렇구나. 넌 입이 컸으면 하는 거지?”
“네, 남자는 입이 커야 멋있다고요.”
“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구나.”
결국 아들은 기분이 좋아졌고 다른 이야기를 계속할 수 있었다. 그때 만일 엄마의 기준만 옳다고 생각했더라면
“입이 작다, 작지 않다”로 왈가왈부하고 아빠나 가족에게 물어보자고 하면서 시비를 가리려 했을지도 모른다.
이처럼 부모의 공감하는 말에 자녀는 마음의 문을 열고, 이를 통해 마음속에 쌓아두었던 불만을 터놓고
건강한 어른으로 성장한다.
------<아이를 빛내 주는 소중한 말 한마디> 조무아, 이안영 지음 | 책이 있는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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