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이야기] 현명한 이기주의와 어리석은 이기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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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조회 작성일 15-07-16 00:00본문
정신적 성장을 위해서는 자기 파괴적인 행위와 자기 생산적인 행위를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 사실 우리는 아무리 사소한
것일지라도 자신에게 어떤 이득이 없으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자선 단체에 기부금을 내는 행위는 기분을 좋게 한다. 사회에
나가 활동하기보다 집에서 아이를 키우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여성이 있다면 그녀는 ‘가족을 믿기’ 때문이며, 개인적으로
이러한 결정을 함으로써 무언가 이익이 된다고 믿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수도사나 수녀들을 보면서 생각한다. “세상에, 저렇게 이기적이지 않을 수가. 저분들은 섹스도, 가족 생활도,사유재산도
다 포기하지 않았는가. 심지어는 자신의 삶에 대한 자율적인 권리도 다 포기할 거야.” 그러나 그들의 마음속에는 다른 사람들과
동일한 이기적인 이유가 있다. 그들은 선택한 길이 즐거움을 향유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라고, 자신을 위해 결정했을 뿐이다.
이렇게 이기심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그럼, 당신은 현명한 이기주의와 어리석은 이기주의를 구별할 수 있는가.
어리석은 이기주의는 모든 고통을 피하려는 것이다. 현명한 이기주의는 어떠한 고통이나 괴로움, 특히 정서적 고통이
생산적인지 파괴적인지 분별하는 것이다. 생산적이지 않은 고통은 그것이 무엇이든 아무런 가치가 없다.
여기에서 ‘생산적’ 혹은 ‘비생산적’이라는 말은 각각 ‘실존적’ 그리고 ‘신경증적’이란 의미이다. 실존적 고통은 존재의 내재적인
부분이며 적절하게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가령 성장을 하고 독립적인 인간이 되려는 과정에서 겪는 고통, 상실과 포기에
따른 고통 그리고 노년과 죽음의 고통 등이다. 이런 종류의 고통으로부터 우리는 많은 것을 배운다. 반면에 신경증적 고통은
모든 존재에 내재된 측면이 아닌 정서적 고통이다. 그것은 비생산적이고 불필요하며 존재하는 데 방해가 된다. 신경증적 고통은
가능한 빨리 없애야 한다.
인간이 사회 속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죄의식이 필요한데 이것은 실존적 죄의식이라고 부른다. 물론 지나친
죄의식, 즉 신경증적 죄의식은 불필요할 뿐 아니라 우리 삶의 즐거움과 평온을 고갈시킨다. 또 다른 고통스러운 감정인 불안은
고통스럽기는 하지만 우리가 제대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필요한 감정이다. 예를 들어 뉴욕에서 강연이 있어 가야 할
때 그곳까지 어떻게 갈 것인지 걱정이 되어 지도를 찾고 인터넷을 검색하는 것은 실존적 불안이다. 그러나 이 정도의 불안을
넘어서 살아가는 데 방해가 될 만큼 큰 불안이 있을 수 있다. 예컨대 비행기가 지연되어 늦게 도착하면 어떻게 하지? 겨우
도착했는데 중요한 자료를 놓고 왔으면 어떡하지? 이런 공포증에 가까운 불안은 존재를 향상시키기보다는 존재를 제약하여
신경증에 걸리게 한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고통을 회피하려는 동물이다. 고통을 무조건 환영하는 것도 바보 같은 짓이지만 고통을 모조건 피하려는
것도 어리석은 짓이다. 삶의 기본적인 선택 중 하나는 현명한 이기주의의 길을 따라갈 것인가, 아니면 모든 문제를 회피하는
어리석은 이기주의의 길을 갈 것인가이다. 그런 선택을 하기 위해서 우리는 신경증적 고통과 실존적 고통의 차이를 알아야만
한다.
인생이란 문제의 연속이기 때문에 고해이고, 그 문제들을 직시하고 해결하는 과정은 자못 고통스럽다. 많은 문제는 그 성격에
따라 우리에게 여러 가지 불편한 감정들, 즉 좌절감, 비탄, 슬픔, 고독, 죄의식, 후회, 분노, 두려움, 불안, 고뇌 또는 절망감을
불러일으킨다. 이러한 감정의 고통은 육체적 고통만큼이나 견디기 힘들다. 어떤 사건이나 갈등이 우리 안에서 이러한 고통을,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생의 의미는 문제에 부딪히고 그것을 해결하는 전체적인 과정에서 찾을 수 있다. 문제는
우리에게서 용기와 지혜를 일깨운다. 나아가 그런 문제들은 우리에게 새로운 용기와 지혜를 갖게 해준다. 문제는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경계선이다. 우리는 이런 문제들을 통해 정신적, 영적으로 성장한다.
다른 선택, 즉 인생자체가 요구하는 것을 직면하지 않으면 종종 많은 것을 잃게 된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문제를 정면
돌파하려 하기보다는 회피하려고 한다. 사실 문제를 회피하고 문제 속에 있는 정서적 고통을 피하려는 태도는 모든 심리적
질병의 원인이다. 사람들은 대체로 이런 성향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어서 정신적으로 완전하게 건강한 사람은 없다. 보다
건강한 사람들은 이러한 문제들을 두려워하지 않고 기꺼이 받아들이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문제에 부딪힐 때마다 매번 그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할 것이란 보장은 없다. 하지만 현명한 사람은 문제가
생기면 직면해 해결하려 노력하고, 그 과정에서 비롯되는 고통을 통해 배우고 성장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안다.
------<그리고 저 너머에> M. 스캇 펙 지음 | 황혜조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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