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경험하는 삶의 세계는 마음ㆍ자극ㆍ상황의 함수라 할 수 있다. 

 우리들 대부분이 살아가는 세계는 ‘현실’이라 할 수 있다. 그것은 사실과 상상이 뒤섞인 것이되 거의 상상이 지배하는 허구와 공상의 세계이다. 

거기엔 꿈과 소망이 있는가 하면 좌절과 절망이 있고, 사랑과 환호가 있는가 하면 증오와 저주가 있고, 기쁨과 즐거움이 있는가 하면 슬픔과 괴로움이 있다. 

반면, ‘사실’의 세계는 감각기관에 비쳐져 지각된 그냥 거기 있는 그대로의 세계이다. 

거기엔 꿈이나 소망은 물론 좌절이나 절망도 없고, 사랑과 환호는 물론 증오와 저주도 없고, 기쁨과 즐거움은 물론 슬픔과 괴로움도 없다. 

그것은 모든 감정과 욕망, 주관적 또는 초월적인 상상과 의지 등이 배제된 세계다. 

화가가 어떤 것을 보고 자신의 느낌과 상상을 덧입혀서 그려낸 그림이 현실이라면, 사실은 카메라에 찍혀진 사진이라 할 수 있다. 

이런 현실과 사실에 비해 ‘진실’로서의 세계는 사실을 토대로 하되 그 너머를 보고 느끼고 만나서 자신과 세상이 함께 만들어내는 세계이다.

여기엔 사랑과 연민, 기쁨과 고요가 있고, 의지와 인내, 베풂과 함께하기 그리고 평화와 자유가 있다. 진실의 세계는 세상과 삶에 개방적이고 우호적이라 할 수 있다.

우리는 현실 세계에 얽매여 있는 상태에서 벗어나서 사실의 세계, 진실의 세계에 눈을 뜨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 세계가 사실도 진실도 아닌 다분히 자기중심적으로 그려낸 것임을 깨닫고, 마음을 열고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보면서도 그 너머의 진실을 보는 것이 필요하다. 

괴로움이나 고통이 바깥에서 온 것이라기 보다는 자기 자신이 자기중심적으로 보고 느끼고 생각하는 데서 온 것임을 깨닫고 거기서 벗어나 자신의 능력과 성품 그리고 자신의 참뜻을 온전히 펼쳐 나가게 된다.

출처: 온마음 상담과 불교적 성찰. 윤호균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