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이야기-3] 돌아오지 못한 마음. 사랑은 그 자리에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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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조회 작성일 20-04-14 00:00본문
돌아오지 못한 마음, 사랑은 그 자리에 1)
[충격. 마비]
지인들의 문상을 가보았지만 슬퍼하며 우는 상주를 본 기억은 없습니다.
그들은 대체로 정중하게, 혹은 가만히 웃음 띤 낯빛으로 조문객을 맞고
간혹 어머니나 아버지가 어떻게 돌아가셨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그것은 슬픔을 표현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처럼 예상치 못한 상실로 충격을 받을 때
몸과 마음은 재빨리 감정과 감각을 마비시켜 그 충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합니다.
상실의 충격이 몸과 마음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대체로 머리로 죽음을 이해하지만
그것을 가슴으로 내려 보내는 데는 시간이 좀 걸립니다.
멀쩡하게 장례를 치른 다음 한두 주나 한두 달쯤 지나
비로소 머리에 있던 상실감이 가슴으로 내려온 것을 알아차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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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 부인]
충격과 마비상태에서 벗어나
비로소 상실의 현실을 받아들이려 하면
이번에는 걷잡을 수 없는 고통을 받아 안아야 합니다.
그 고통을 감당할 수 없을 때 죽음을 부정하고 상실감을 부인합니다.
상대방이 이별의 신호를 보내고 약속을 펑크 내고,
전화나 문자의 답장이 없어도, 이메일을 읽지 않아도
“바쁜가봐,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거야” 라고 합리화 합니다.
사망한 아들의 방을, 그가 쓰던 물건을 고스란히 간직하는 부모의 이야기를 간혹 듣습니다.
부모가 세상을 뜬 후 우연히 처마에 날아든 새를,
혹은 집으로 돌아온 강아지를 부모라고 여기며 극진히 대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죽음과 이별을 부인하는 마음에는
그 사실을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될 때까지
상실을 미루고자 하는 의도가 들어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일시적인 방편일 뿐
그 상태에 오래 머무르게 되면 지연된 애도가 삶의 문제가 됩니다.
그곳에는 이미 비현실적인 공간이 만들어져 있듯,
당사자의 내면에도 왜곡된 현실이 창조됩니다.
상실을 부정하는 것이 나쁜 이유는
이처럼 현실을 바로 보는 눈을 잃게 된다는 데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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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하기]
* 애도일지 기록하기
애도작업은 상실이 일어난 바로 그 순간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최초의 충격과 혼돈부터 기록하면서
위험한 감정들을 위험하지 않은 형태로 표현하기 시작합니다.
* 생의 속도 늦추기
애도작업은 한 순간에 끝낼 수 있는 일이 아니며
절대적 시간과 심리적 에너지가 필요한 작업입니다.
생의 속도를 늦추더라도 우선 애도작업을 잘 이행하는 게 중요합니다.
* 중요한 결정은 뒤로 미룬다.
마비된 상태는 잠시 후 해소되지만
이어지는 감정상태는 평소와 다릅니다.
그러므로 중요한 결정은 뒤로 미루는 것이 좋습니다.
애도기간에 꼭 결정해야 할 일이 있다면
지혜와 경험을 갖춘 사람과 의논합니다.
* 상실의 현실 받아들이기
떠난 사람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실연은 하나의 관계가 끝난 것일 뿐 존재 전체가 거절당하는 일이 아닙니다.
죽은 부모가 새나 강아지가 되어 돌아왔다고 잠시 믿더라도
그것조차 언젠가는 떠나보내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합니다.
출처 : 좋은 이별. 김형경 애도 심리 에세이 / 푸른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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