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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이야기-1] 우리는 왜 감정이 낯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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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조회 작성일 20-02-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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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감정이 낯설까?
 
 
우리는 우리의 감정을 잘 안다고 여기며,
잘 모를 가능성을 생각조차 하지 않고 살아갑니다.
 
하지만 우리는 대개 불편한 감정을 느끼고 표현하기보다
억압하고 꾹꾹 눌러놓는 일에 익숙합니다.
 
불안이나 두려움과 같은 부정적 감정이 주는 불편함이나,
부정적 감정을 표현했을 때 예상되는 위험으로부터
우리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감정은 쌓아놓을수록 압력이 세지고 힘이 강해집니다.
예를 들어 얌전하던 사람이 갑자기 분노를 폭발하듯,
속에 쌓인 화는 분노가 되어 표출됩니다.
 
반면 분노의 에너지가 표출되지 못하고 자신을 향하면
우울증이 되기도 합니다.
 
감정이 주는 불편함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람들은 다채로운 감정의 세계로부터 자신을 마비시키곤 합니다.
 
 
때로는 우리의 사회도 이를 권장해,
감정을 효율성에 방해가 되는 거추장스러운 대상으로 여기며
‘그 사람은 감정적이야’라는 평판은 대체로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억압된 감정을 일을 통해서 해결하려 하지만
결국 해결되지 않은 감정은 자신에게 돌아오기 마련입니다.
 
분노가 많은 사람은 전투적으로 일합니다.
죽기 살기로 일하며 상대방을 쓰러트리기 위해 경쟁합니다.
 
외로움이 많은 사람은 어떻게 해서든 인정받으려고 합니다.
자신이 뭘 원하는지는 관심 없고 오로지 상대방에게 맞추어 살아갑니다.
 
두려움이 많은 사람은 최대한 갈등을 피하는 방향으로 일합니다.
결국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자신이 일을 도맡는 희생을 감수합니다.
 
이처럼 감정은 억압하거나 회피하는 것으로는 사라지지 않으며,
느끼고 표현할 때 저절로 사라집니다.
 
적절하게 표현되지 않은 감정은 왜곡된 형태로 나타납니다.
 
첫째는 감정이 없는 것처럼 사는 사람입니다.
감정을 느끼는 것을 나약하다고 생각해 
사람과의 관계에서 감정을 배제한 채 이성을 중시합니다.
하지만 감정적 교류가 빈약해 부평초와 같은 삶을 살아갑니다.
 
둘째는 감정만 있는 것처럼 사는 사람입니다.
이들은 소망을 감정의 형태로 분출합니다.
원하는 모든 것을 얻을 수 없는 현실의 슬픔을
모든 것이 가능한 환상 속의 다양한 감정들로 대신합니다.
 
마지막은 몸만 있는 사람들입니다.
예를 들어 폭력, 학대, 공포 분위기가 조성된 환경으로 인해 
마음 속 감정을 표현하면 더 큰 화를 당하는 경우가 그렇습니다.
억압된 분노는 충동성이 되어 두통, 마비, 소화 장애 등 신체증상으로 나타납니다.
 
 
과연 감정은 미성숙하고 거추장스러운 존재일까요?
 
우리의 사랑과 예술과 삶의 크고 작은 즐거움들은 감정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과거 인류가 맹수와 자연재해로부터 살아남은 것도
불안과 공포라는 감정에 충실했기 때문입니다.
 
행복하고 기뻐하고 미안해하고 수줍어하고 괴로워하는,
감정이 없는 세상살이는 얼마나 재미없을까요?
 
우리는 흔히 감정을 외부의 사건으로 인해 생기는 것이라고 여깁니다.
하지만 인간의 여러 감정들은 내면의 욕구와 관련되어 있으며,
이런 욕구들이 충족되거나 충족되지 못 할 때 감정이 발생합니다.
 
결국 나의 감정은 나의 것입니다.
상대방의 자극이 있더라도 내가 느끼는 감정은 내 것이라는 점을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는 종종 화가 날 때 자극을 준 사람을 비난하거나 야단칩니다.
상대가 얼마나 잘못해서 자신이 화가 나고 억울한지 표현합니다.
 
하지만 상대는 나의 감정을 알 수 없기에 갈등과 불안과 두려움이 생겨납니다.
화난 감정은 다스려지지 않은 채 부정적 감정들을 더하게 됩니다.
 
화난 감정이 자기 것이라고 인식하게 되면 화를 다루기가 수월해집니다.
스스로 왜 화가 났는지 알아주고 표현해주면 화는 훨씬 가라앉습니다.
 
상대의 자극이 왜 그렇게 화가 날 일인지 자신에게 집중하다 보면
화는 화로 끝나게 되고, 불안과 두려움 같은 이차적 감정은 생겨나지 않습니다.
 
자신의 작고 초라한 모습이 드러날까 불안하고 두렵고 수치스러운 마음이
분노의 이면에 깔려있는 진짜 감정일지도 모릅니다.
 
물론 혼자서 이런 작업을 하기는 만만치 않습니다.
심지어 이런 이야기를 처음 접하면 받아들이기도 쉽지 않습니다.
감정을 하찮게 여기는 사회, 감정으로부터 도망가려는 사람들,
우리는 어디에서도 감정이 얼마나 소중한 자산인지 배울 기회가 없었습니다.
 
익숙하기만 한 가짜 감정과 마주하기 버거운 진짜 감정.
감정에 대한 이야기들을 이어가며
진짜 나의 감정을 만나고 다스리는 즐거움을 나누어보려 합니다.
 
 
 
출처 : 『가짜 감정』, 김용태 지음, Den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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