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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이야기-5] 돌아오지 못한 마음, 사랑은 그 자리에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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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조회 작성일 20-05-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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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지 못한 마음, 사랑은 그 자리에 3

 

[그리움, 추구]
우리는 상실의 자리를 쉽게 떠나지 못합니다.
<이방인>에는 뫼르소가 어머니의 관 옆에서 졸음을 참으며,
밝은 불빛 때문에 불편해 하면서도 밤을 지새우는 대목이 나옵니다.
주검 곁을 지키는 관습은
 인류의 그리움이 모여 만들어낸 애도 의례일 것입니다.

우리에게도 삼우제, 49제, 1년 탈상, 3년 탈상 등
죽은 사람 곁에 머무는 장례 의례가 있습니다.
죽음 곁에 가장 오래 머무는 의례는 3년 여묘살이 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기간이 3년인 이유는 아마도
아기가 정신적으로 태어나
기본적인 자아를 형성하는데 필요한 시간이
그만큼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태어나는데 필요한 시간만큼
부모와 이별하는 데도 그만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우리 선조들은 경험적으로 알았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죽음 곁에 머무는 의례는
떠난 사람과 헤어지면서 동시에
새로 태어나기 위한 과정이기도 했을 것입니다.

 

 

[미화, 이상화하기]
아름다움이 언제나 유한성을 전제로 하듯이,
상실한 것은 늘 더 미화되고 이상화됩니다.
잃은 대상에 분노가 투사되면 상대의 가치를 폄하하는 것과 반대로
잃은 대상에게 나르시시즘이 투사되면
대상을 미화하거나 이상화하게 됩니다.
슬퍼할 만한 가치가 있는 대상으로 만들어
상실감을 보상받고자 하는 것입니다.
“그가 떠나고 나서야 그가 얼마나 좋은 사람인지 알게 되었어.”
“다시는 그 사람처럼 나와 잘 맞는 사람을 만나지 못할 거야.”
생전에는 서로 미워하던 부부들도 배우자 중 한 쪽이 사망하고 나면
그를 헌신적인 배우자, 속 깊은 사람으로 회상합니다.
추도사는 아름답고 헌신적인 내용으로 꾸며지고
떠난 사람, 단절된 관계는 급기야
신화나 전설의 자리까지 올라갑니다.

상실은 대상을 미화, 이상화할 뿐 아니라
대상과 무관하더라도 ‘아름다움’ 자체에 탐닉하게 합니다.
디자인이 최고의 산업이 되고
상품을 고를 때 아름다움을 최선의 가치로 삼는 우리는
혹시 모두들 내면에 애도의 문제를 안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실천하기]
* 그리움과 함께 살아가기
떠난 사람을 찾아다닐게 아니라 내면이 이는 그리움의 감정을 잘 지켜본다.
힘들겠지만 그리운 감정을 내면에 간직한 채 일과를 꾸려간다.


*‘만약에 게임’을 끝까지 해보기
커다란 종이를 펼쳐놓고 후회되는 일을 적어본다.
만약에 그때 그의 전화를 놓치지 않았다면,
 만약에 그가 빌려달라는 돈을 빌려줬더라면 등등
A4용지 백장을 채워도 과거로 돌아가 그 관계의 어느 지점을
수선하거나 복원할 수 없다는 사실을 명백하게 인식할 때 까지
후회되는 일과 ‘만약에 게임’을 기록해본다.

 

*시간이 흐른다는 사실 인식하기
환상도 미화도 모두 과거의 시간에 갇히는 일이다.
멀쩡한 현재의 삶과 자기 자신이
문득 초라해 보이기도 할 것이다.
시간의 흐름을 받아들이고 시간과 함께 흘러간다.

 

*수치심 갖지 않기
실연, 이혼, 질병 등의 상황에서 우리는 의외로 수치심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수치심은 타인의 눈으로 자신을 평가하기 때문에 생기는 감정이다.
타인은 우리를 판단하거나 평가할 자격이 없다는 사실을 마음에 새긴다.
그것은 나의 특별한 경험일 뿐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출처 : 좋은 이별. 김형경 애도 심리 에세이 / 푸른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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