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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이야기-9] 거두어온 마음을 어디에 둘까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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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조회 작성일 20-07-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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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두어온 마음을 어디에 둘까  4

 

[자폐 공간에 숨기]
소중한 것을 잃거나 깊은 상실을 경험하면
우리는 조용한 곳, 아무도 방해하지 않는 곳으로 찾아가
혼자 머물고 싶어 합니다.
그런 장소에서 무슨 일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아무 일도 하지 않기 위해 그렇게 합니다.

정신분석학자들은 그런 장소를 자폐공간이라 부릅니다.
외부세상이 위험한 곳으로 인식되고
더 이상 죽음과 상실이 횡행하는 세상에서
살 수 없다고 느낄 때
우리는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장소에 숨어듭니다.

 

 

자폐공간은 물리적 공간일 뿐 아니라
심리적인 공간이기도 합니다.
엄마의 사랑을 잃어가는 아기들이 만들어내는 환상의 공간은
정신 내부에 만들어 집니다.
고통을 주는 외부현실을 마음에서 멀리 떨어뜨리고,
위안을 주는 심리적 공간을 만들어
그 안에서 안정감을 추구합니다.
자폐공간을 만드는 이들이 원하는 것은
존재한다는 느낌, 즉 실존적 안정감입니다.

 

성인이 된 후에도 우리는 소중한 사람을 잃었을 때
일시에 아기상태까지 퇴행하여 저와 같은 태도를 취합니다.
좁은 공간에 틀어박혀 무엇을 기다리지도,
열망하지도, 꿈꾸지도 않습니다.
오직 안전하기만을 바랍니다.
자폐상태에서는 삶의 공간이 축소됩니다.
그 안에서 욕망을 최소화하며 위축된 삶,
죽음과도 같은 삶을 살게 됩니다.


[실천하기]
* 이왕이면 정신적인 장소에 머무르기
어차피 고통스러운 현실을 피해 어딘가에서 조용히 머물고 싶다면
성당이나 절 등의 장소가 좋습니다.
그런 곳에서 그곳의 지혜를 수용하고 정직하게 마음을 마주보는 일은
내면 여행에 도움이 됩니다.

 

*혼자 지내는 김에 창의적이 일 하기
일주일쯤 방 안에 틀어박혀 지낼 거라면
스무 권짜리 대하소설을 읽어봅니다.
놓친 영화를 보고 장르별 음악 감상에 빠져봅니다.
그 모든 일들이 내면의 슬픔과 고통의 감정에 닿는
애도작업의 중요한 방법임을 인지합니다

.

*고립에서 벗어나 사람들 만나기
친구나 선후배와 식사하기, 규칙적으로 교회나 절에 다니기 등
사람들과 어울리는 길을 찾습니다.
어떤 사람을 만나 차 한잔 마시는 것만으로도
위로와 기분전환이 된다는 사실을 기억합니다.
그것이 바로 용기를 내어 내 삶 속으로 뛰어드는 일입니다

.

출처 : 좋은 이별. 김형경 애도 심리 에세이 / 푸른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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