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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이야기- 8] 거두어온 마음을 어디에 둘까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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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조회 작성일 20-06-23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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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두어온 마음을 어디에 둘까  3

 

[떠돌기, 멀리 떠나기]

주변을 둘러보면, 소중한 사람을 잃은 후
먼 곳으로 떠나는 이들이 있습니다.
어머니의 사망 후 긴 여행을 떠나거나
먼 나라로 유학 가거나
예고 없이 봉사활동을 떠납니다.
상실의 현장, 고통스러운 감정으로부터 멀리 떠나려 합니다.
그것은 한결 진전된 애도의 방식이기도 합니다.
이 지점에 이르면
잃은 대상을 포기하는 마음이 내면에 자리 잡습니다.
대상을 향하던 열정이 방향을 바꾸어
먼 곳, 낯선 곳을 향하게 된 것만으로
새로운 비전을 확보할 공간이 마련된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아주 멀리 떠나는 경우에도
마음 깊은 곳에서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잃은 대상을 찾고자 하는 마음입니다.
멀리 떠나는 것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는 않으며
결국은 떠났던 바로 그 지점으로 돌아와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멀리 떠났던 사람들은 먼 길을 돌아와서
마음의 문제, 삶의 문제는 고스란히 남아 있다는 사실을
비로소 알아차립니다.

외적으로는 일터를 따라, 배움의 기회를 찾아,
목표에 도전하고자 모든 곳을 떠돌지만,
내면에서는 자유로부터, 슬픔으로부터, 망가뜨린 환경으로부터
도망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도주론, 노마디즘 등의 멋진 용어를 내세우지만
그것 역시 애도작업의 한 과정이 아닐까 싶습니다.


[실천하기]
*자기 마음에서 도망칠 곳은 없다.
상실의 현장, 박탈의 감정으로부터 아무리 멀리 떠나도
고통과 슬픔은 내면에 그대로 있다.
무릉도원을 다녀온 사람이 발견하는 것은
썩은 도끼자루(현실적 삶의 도구 상실),
아기가 노인이 된 것(시간이 흐른다는 사실),
한 순간 자기 머리도 하얗게 세어버린 것(생을 허비하기) 이다.
애도작업을 회피하다가 정신을 차렸을 때
더 이상 삶이 남아있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경고이다.

*추억의 장소 찾아보기
꼭 떠나야 한다면 이별한 사람과 관련한 장소를 방문한다.
그 장소에 머무르며
내면에서 올라오는 그리움이나 슬픔의 감정을 충분히 느낀다.
그것이 떠나보내기 위한 과정임을 잊지 않는다.


출처 : 좋은 이별. 김형경 애도 심리 에세이 / 푸른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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