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 우리는 우리의 경험을 설계한다’ 

[Lisa Feldman Barrett. 2017.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KPI출판그룹.]

게임 중에서 심즈나 동물의 숲 시리즈를 해보셨을까요? 가상의 세계에서 자기를 본 딴 캐릭터를 만들어 살면서 

집을 짓고 환경을 꾸미고 다른 캐릭터들과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것 등을 체험해보는 게임입니다.

이런 유형의 게임을 시뮬레이션 게임이라 하는데, 시뮬레이션(simulation)이란 실제 상황을 간단한 모형으로 만들어 

실험을 해보고 가상으로 수행해 봄으로써 실제 상황에서의 결과를 예측해보는 것을 뜻합니다.

뜬금없이 게임과 시뮬레이션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우리의 뇌가 끊임없이,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바로 이 순간에도 

시뮬레이션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뮬레이션은 우리의 뇌가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을 추측하는 과정입니다. 

우리는 깨어있는 매순간 수없이 많은 애매한 자극들에 둘러싸여 있는데, 우리의 뇌는 과거경험을 바탕으로 가설을 세우고, 

감각을 통해 들어오는 외부와 몸 내부의 자극들을 가설과 비교한 후 중요 자극을 선택, 나머지는 무시하는 선택을 합니다.

시뮬레이션을 통해 세상을 예측하고, 비교하고, 적절한 설명을 선택하고, 결과를 선택합니다. 

이런 시뮬레이션이 우리의 지각, 언어 이해, 공감, 기억, 상상 등 많은 심리현상의 공통 메커니즘이라 생각되고 있습니다. 

우리의 감정 또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신체 내부 감각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여 해석한 감정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이상의 설명을 종합하면 “깨어 있는 매순간 당신의 뇌는 개념으로 조직된 과거 경험을 사용해 당신의 행동을 인도하고

당신의 감각에 의미를 부여한다. 관련 개념이 감정 개념인 경우 당신의 뇌는 감정의 사례를 구성하는 셈이다.”로 정리되고

이를 구성된 감정 이론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감정에 대한 구성주의 이론은 감정 범주에 지문(일대일의 감정 반응)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과

우리가 경험하고 지각하는 감정이 유전자의 필연적 결과가 아니라는 전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감정을 인식 또는 확인하는 것이 아닌 우리가 시뮬레이션을 통해 감정을 만들어냅니다.